"IT는 음표의 시작과 마지막"
"PC 등 다양한 IT 적극 활용
이메일로 음악작업 주고받아 부담 없는 작품 만들고 싶어"
"서른 살이 넘으면서 더 늦기 전에 음악을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뮤지션의 길을 택했습니다. 이전과 달리 PC와 음악제작관련 IT기기를 이용하면 원하는 음악을 빠르고 편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양재동 작업실에서 만난 혼성듀오 아키버드(Aquibird) 멤버 `디제이매직쿨제이(윤준호)'는 음악을 시작하게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키버드는 2006년 프로듀서 디제이매직쿨제이와 보컬 `레이디제인(전지혜)' 두 명으로 구성된 혼성듀오다. 2007년 첫 앨범 `아키버드'를 시작으로 `윈드힐(Windhill)', `후스드림(Whose Dreams)', `불꽃놀이' 등 앨범을 냈다. 일렉트로닉스를 기본으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을 만들고 있는 아키버드는 음악 제작에 다양한 IT를 활용하는 뮤지션이다.
아키버드 이름에 대해 윤준호씨는 "우리 음악은 일렉트로닉스에 락적인 요소가 많이 섞여있어 장르가 모호하다. 수족관에 가면 물고기와 새도 같이 파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경계가 없는 음악을 하고 싶어서 `아쿠아(Aqua)'와 `버드(Bird)'를 합친 아키버드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윤준호씨는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초반까지 프로그래머로 일한 바 있다. 10여년 간 웹프로그래머로 일을 하던 윤씨는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음악을 만들다 뮤지션으로 전업을 선언했다. "직장을 다닐 때 프로그래밍보다 음악에 관심이 많아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밴드 활동을 하고, 틈틈이 홍대에서 DJ로도 활동했다. 당시 일주일에 한번씩 자작곡을 만들어 온라인 동호회에 올렸는데, 아예 음악만 하고 싶어서 이 길을 택했다"라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가수를 지망했던 아키버드 보컬 전지혜씨는 오디션을 통해 발탁됐다. 현재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신분인 전지혜씨는 학업과 가수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전지혜씨는 "학생이기 때문에 매일 같이 모여 음악을 만들 수 없지만,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 만나 의논하고 일부 작업은 온라인을 이용한다"라고 말했다.
아키버드는 IT를 이용해서 효율적으로 음악작업을 하고 있다. 함께 작업실에 모여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이 맡은 부분을 각자 작업한 뒤 이메일로 보내 보완하는 형식이다.
윤준호씨는 "녹음을 PC로 할 수 있으니 각 악기별로 따로 작업할 수 있으며 편집도 자유롭다. 내가 곡을 만들어서 이메일로 레이디제인에게 보내면 보컬 부분을 더해 다시 나에게 이메일로 보내준다"라며 "PC와 소프트웨어가 음악제작환경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키버드는 국내 음악관련장비를 제조업체 이고시스템으로부터 오디오 인터페이스, 디지털 건반 등 일부 기기를 지원 받고 있다. 윤준호씨는 "이전에는 음악관련 기기들이 무척 비쌌고 크기도 컸다. 하지만 이제는 손바닥만한 오디오 인터페이스도 나왔고 가격도 저렴해져 음악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도 많이 나왔다"라며 "마음만 먹으면 전문가 수준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준호씨는 최근 침체된 음악시장에 관해 "인터넷이 음악을 듣는 형태나 청취자 층을 변화시킨 반면 음악계가 그 변화에 따라가지 못한 것 같다"라며 "음악의 라이프사이클이 빨라진 점, 온라인 음악이 확산되는 환경을 감안해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디서나 가볍게 듣고 흥얼거릴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운전을 하다가, 걸어가다가 어느 때나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 것이니 많은 응원을 바란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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